미7공군은 우리 공군과 더불어 한반도 영공방위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전력이다. 공군51전투비행단과 8전투비행단을 거느리고 있는 미7공군은 특히 유사시 한미연합작전에 필수적인 자산들을 한반도에 전개시키고 수용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7공군사령관으로 주한미 공군 전력을 총괄하면서 주한미군 부사령관을 겸하고 있는 스티븐 우드(Stephen Wood·사진) 중장을 28일 미 오산 공군기지 사령관실에서 만났다. 미7공군 지휘관이 국내 언론과 인터뷰하기는 극히 이례적으로, 우드 사령관은 인터뷰 내내 한미동맹을 거듭 강조했다.
■ 우드 사령관은
2006년 11월 부임한 우드 사령관은 풍부한 실전비행 경험을 갖춘 미 공군의 대표적인 전략기획통이다. 1991년 걸프전 당시 49개 작전을 수행하는 것을 포함, 실전비행만 183시간을 기록했다. 주기종은 F-4, F-16, A/T-38이며 3400시간이 넘는 비행시간을 보유하고 있다. 1974년 미 워싱턴 주립대학에서 학군단(ROTC) 과정을 마치고 공군 장교로 임관했다.
한국과 인연은 96년 군산기지 미8전투비행단 작전전대장에 이어 두번째다.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 주한미군 부사령관, 한미연합사령부 공군구성군사령관, 미 태평양공군 7공군사령관, SOFA 한미합동위원회 미측 대표도 겸임하고 있다.
지난 3월 '우창희' 라는 한국식 이름을 선물받을 정도로 한국과 한국인, 한국문화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한국 주민들을 자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저녁을 대접할 정도로 한미 동맹을 중시한다. 오는 11월 30일 임기를 마치고 미국으로 떠난다.
- 많은 직책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주요 임무와 역할은. “현재 미7공군사령관과 한미연합사령부 공군구성군사령관, 주한미군 부사령관,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을 맡고 있다. 주한미군 부사령관으로서 가장 큰 역할은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 장병들과 그 가족들 삶의 질을 책임지는 복지를 맡고 있다. 유엔사 부사령관으로서 유엔 결의안에 명시된 내용에 따라 한반도 안에서 정전체제가 유지될 수 있도록 주력하고 있다. 특히 미7공군사령관으로서 현재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미 공군 장병, 그리고 그 가족들의 생활을 책임지고 있다. 평시 작전과 한미동맹을 굳건히 유지하기 위한 각종 전투준비태세를 지휘하고 있다. 유사시·전시가 되면 한미연합사 공군구성군사령관으로서 샤프 한미연합사령관과 한미 정부의 지침·지시를 받아 한반도의 모든 공군 활동과 방공임무를 지휘한다.”
- 주한 미 공군이 보유한 화력은 어느 정도인가. “한반도에는 지금 공군51전투비행단·공군8전투비행단 2개 전투비행단이 배치돼 있다. 51전비는 한국전쟁 당시 수원을 모기지로 수많은 작전을 완수했다. 8전비는 눈부신 전투기록을 갖고 있다. 미 7공군은 한미 연합 전력을 유지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신형 F-16·A-10를 주력기로 보유하고 있다. A-10은 근접항공지원작전을 위해 활용하는 공격기다. 오늘 저녁이라도 대통령이나 상급 지휘부에서 지시가 떨어지면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유사시 전투기·폭격기 공수기를 비롯, 한미연합작전에 필수적인 자산들을 한반도에 전개시키고 수용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전투력를 확보하고 있다. 미 공군은 이러한 부분에 집중하고 있으며 매일 매일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 한국군 주도의 첫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연습이 다음달에 열린다. 이번 훈련에 의미는. “2012년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이 이뤄진 이후에 한국합동군사령부에서 전시 작전통제권을 갖고 있다는 상황을 가정해 수행하는 연습이다. 2012년까지 모두 네 번에 걸쳐 이런 연습이 진행된다.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과 이런 연습은 한미동맹에 있어 매우 큰 진전이다. 비로소 한미군 간 군사동맹 관계가 성숙단계로 진입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국군에는 전쟁·전술·전투·전략에 능통하고 훌륭한 교육을 받은 지휘관이 많다. 각군의 구조와 역할에 대해 명확한 이해를 견지하고 있는 정말로 탁월한 지휘관들이 많다. 따라서 한미동맹에 있어, 한미가 앞으로 함께 나감에 있어 매우 자연스러운 단계다. 현재 전시가 되면 한국 공군은 미군 지휘 아래에서 작전을 전개하지만 앞으로는 지상군을 포함한 미군 전력이 한국군을 지원하는 형태로 전쟁이 수행된다.”
- 최근 북한이 UFG연습을 호전적 훈련이라고 비판하고 있는데. “우선 전투작전을 효과적으로 실시하고 적의 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기 위해 이런 훈련과 연습은 반드시 필요하다. 전략·전술 작전적 수준에서 모두 해당된다. 축구팀이 함께 훈련과 연습하면서 서로의 능력을 충분히 이해하지 않고서는 월드컵이나 올림픽에 진출할 수 없다. 설사 진출하더라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없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매우 강도 높은 훈련을 하고 있다. 이번주에도 한국 공군과 연합으로 다양한 비행임무를 완수했다. 이 연습은 한반도를 방어하고 국민들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 현재 한국군과 한국 공군이 가장 시급히 갖춰야 할 능력은 뭔가. “한국군이 구비해야 할 장비와 능력에 대해 우선순위를 매기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정보감시체계(ISR) 자산인 무인항공기, 실제 조종사가 공중에서 조종하는 데 필요한 각종 공군 자산 보강이 이뤄져야 한다. 조기경보체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것이 도입되면 한국 공군 전력에 많은 보탬이 될 것이다. 또 한국 공군이 많은 노후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미 각종 업그레이드를 통해 최상의 상태로 활용하고 있지만 노후한 항공기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노후 항공기를 차세대 전투기로 대체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 주한미군의 최첨단 장비와 무기도 한반도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미군은 21세기에 들어선 지금까지도 한반도에 변함없이 주둔하며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한국 국민과의 항구적인 유대관계에 기반해 주둔하고 있다. 미국은 실제로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이 이뤄지더라도 미군의 최신 장비와 전문성을 한국군에 적극 지원할 것이다. 앞으로도 미군은 비단 한반도에 병력만 주둔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른 전반적인 능력까지 모두 지원할 것이다.”
- 최근 한국 공군이 F-15K 전력화를 마치고 실전 배치했다. 미 공군도 최근 F-22를 본토에 실전 배치한 데 이어 F-35 고급시험 단계에 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들 무기체계를 평가한다면. “F-15K는 정말로 훌륭한 전투기다. 비록 스텔스 기능은 없지만 전 세계 최신 전투기와 비교하더라도 절대 그 능력이 떨어지지 않는 우수한 전투기다. 한국 공군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매우 탁월한 선택을 했다고 판단한다. 우선 정밀무장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작전 반경도 크게 확대됨으로써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최근 F-22는 지금까지 개발한 항공기 중 가장 우수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F-35는 현재 고급시험 단계에 있고 우수한 전투기라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다. F-15K와 T-50을 직접 타 봤는데, 이 두 전투기는 정말로 훌륭한 항공기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 현재 F-22가 동북아와 일본에도 전개된 적이 있나. 혹시 한반도 배치 계획은. “미 본토와 알래스카에 F-22가 배치돼 운용 중이다. 조만간 하와이 미 공군기지에도 배치될 예정이다. 실제로 오키나와 전개훈련을 한 적이 있다. 또 태평양지역에 있는 각 공군기지에서도 정기적으로 전개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특히 F-22는 한반도 유사시나 전시에 한반도 작전계획에 통합되는 것으로 이미 계획돼 있다. F-22 활용에 매우 낙관적이다. 한반도에 F-22가 가까운 시일 안에 배치되는 것은 좀 어렵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훈련·연습·기타 목적으로 F-22가 한반도에 일시적으로 전개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 주한미군 공군력을 포함한 남북한 공군 전력을 평가한다면. “북한 공군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은 양적인 측면에 있어 가해지는 위협이다. 물론 노후한 항공기들이 많다. 하지만 아직까지 양적인 측면에서 매우 많은 양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분명히 간과할 수 없는 적 전력인 동시에 절대로 과소평가할 수 없다. 하지만 한국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F-15K·KF-16은 매우 우수한 전투기다. 북한 공군에서 보유한 그 어떤 항공기보다 훨씬 우세한 전투기다.”
- 어느 때보다 한미군 간 굵직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한미군, 한미 정부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사안들이 적지 않다. SOFA문제는 SOFA 한미합동위원회 미측 대표로서, 주한미군 부사령관으로서 항상 다루고 있는 핵심 사안들이다. 한미군 간 현안들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양국 간 대화가 여러 채널을 통해 진행 중이다. 서로 견해를 이해하고 협조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재 굳건히 유지하고 있는 한미동맹은 1950년부터 50년 넘게 이어 왔다. 앞으로도 50년이 넘는 훨씬 미래까지 지속될 것이다.”
- 양국의 확고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 전력이 감축되는 게 아닌가 하는 일부의 우려가 있는데. “한미 대통령이 이미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키로 천명했다. 2만8500명 수준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현재 한미가 보유하고 있는 전력을 유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사시 많은 전력을 전개하고 수용할 수 있는 능력도 그 중요성이 인식돼야 한다. 조지 부시 대통령, 게이츠 국방장관, 월렌 합참의장, 키팅 태평양사령관, 샤프 새 연합사령관 발언을 종합해 봐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탄탄한 한미동맹 유지에 필요한 모든 능력과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이다. 한국군을 지원하는 미군의 능력은 앞으로도 계속 향상될 것이며, 그런 측면에서 미 공군의 항공기들은 모두 높은 수준의 개량작업을 거치고 있다. 미군 항공기들이 현재 업그레이드 중이다.”
- 더욱 단단한 한미동맹을 위해 한미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전투작전을 효과적으로 실시하고 충분한 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훈련 요구량을 충족하는 것은 필수다. 공대지 사격장·공역 등이 부족해 충분한 훈련시간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임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한미 간에 합의된 사항들은 그 어떤 경우에도 서로 존중돼야 한다. 방위비 분담금 문제도 조속히 해결돼야 주한미군의 한반도 장기 주둔과 시설 공동 이용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 한미 장병과 국민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오늘 인터뷰에서 많은 얘기를 나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지금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한미 장병들 간 끈끈한 유대는 정말로 중요하다. 현재 미군들은 소속과 나이를 떠나 장교든지 병사든지 필요하기 때문에 이곳 한반도에 와 있다. 하지만 한국이 정말로 우수한 나라이고 남다른 애착이 있기 때문에 자진해서 주둔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수행하고 있는 임무, 유지하고 있는 한미동맹은 미군에게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꼭 말하고 싶다.”
2008.07.29 글=김종원·사진=김태형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