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이야기

13. 중위시절2

포병역사 (onrt20 , 김여홍) 2007. 7. 10. 14:50

서강대 학군단 훈육관을 하면서, 자취방을 잡을 동안 학군단 사무실에서 며칠을 살다가 주변 자취방을 구한다고 돌아다니다가 이대 앞 정류장에서.. 신세타령을 하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는데, 갑자기 한 여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녀가 버스를 타는 것을 보고서 따라 탄 후에,,, 그녀만 쳐다보다가 그녀가 내리는 줄 알고 먼저 내렸는데 아뿔싸.. 그게 아니네.. 급히 다시 타고서 그다음 정류장에서 따라 내린 후... 뒤를 따라가다가 말을 걸었습니다.. 내가 누구인데 사귀고 싶다고... 학군단 전화번호를 적어주고서 헤어졌는데..
 
어느 날 전화가 와서 만나기 시작하면서.. 그녀 또한 내 자취방에 놀려오면서.,, 자기 집에 밑반찬을 훔쳐오는 선수로 변신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 한 후보생의 여자친구가 자기가 선배가 있는데, 나에게 소개해주고 싶다고... 그녀는 숙대 불문과. 말 그대로 퀸카였다..
 
4번 정도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나 자신이 킹카가 아니었고, 그리고 그녀보다 먼저 사귄 여자가 있었던 관계로 양심의 가책으로 도저히 더불데이트를 할 수가 없어서.. 제가 만나지 말자고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정리를 했습니다.. 아마 그녀는 충격을 많이 받았을 것입니다..
 
제가 만난 지 집사람과 3개월 만에 사고를 쳐서 그녀와 결혼을 했는데, 서강대 여학생 중에서 나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던 어느 여학생이 나를 축제 파트너로 소개해달라는 말을 다른 후보생으로부터 들었다나.. 하지만 나는 이미 유부남이니... 이유는 말하지 않고서,, 소개해줄 수 없다고 했다니.. 얼마 전 그 후보생을 우연히 우리 건물에서 만나서 그 아이에 대해 물어봤더니.. 자기가 선배하고 결혼하고서 지금 미국에 거주한다고 하더군요..
 
더 가슴 아픈 것은...
제가 한동안 입주과외를 했던 그 아이 때문이다.
내가 군에 가기 전에 그 아이를 저에게 달라고 했더니.. 너는 양친도 없으니 뿌리를 알 수 없는 너에게 줄 수 없다나 그래서는 비록 중풍으로 기동을 못하는 부모님이 옆에 살아있었다면 하는 생각을 한동안 했습니다.
 
대학교1학년부터 4학년때까지 방학 때  그리고 전방에 있으면서 그녀에게 보낸 편지에 대한 답장은 단 한 장도 못 받아보았는데.. 그때는 내가 보낸 편지를 그녀 모친이 중간에 전달 안 한 줄 알았거던요.
내가 서강대 훈육관 하면서 그녀 집에 자주 가면서 내가 어디 근무한다고 말을 했더니,
어느 날 학군단으로 전화가 와서 그녀 집 주변 삼성동의 호텔 커피숍에서 만났는데..
 
그녀가 저에게 보여준 것은 그동안 제가 보내었던 편지가 차곡차곡 쌓여있는 박스였다.
이제 자신도 졸업반이니... 어쩌고 저쩌고 하는 말을 꺼내려는 순간..
한 달 전에 결혼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날 건너 받은 편지들 혼자서 불에 태우는데 많은 생각이 교차했습니다.
그전에 단한통이라도 답장을 해주거나 2달 전에만 전화를 해주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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