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날 관측소에서 동기대표(이장수와 김영종)가 올라와서 대대장님을 대신해서 중위계급장을 달아주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학군장교중 복무연장자는 1년만 전방에서 근무하면 학군단교관으로 근무하면서 대학원을 다닐 수 있다는 그런 조건이 있어서 나 역시 2년복무연장이었기 때문에 학군단 교관을 지원하였는데, 승인이 나서 근무할 학군단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지만..
서울대는 연대 출신동기가, 연세대는 자리가 없었고, 고대는 고대출신 동기가, 그리고 성균관대 역시 자리가 없었습니다.
공부에 욕심이 많던 저는 그중에서 서강대를 택하여서 근무를 하게 되었는데..여기서 무엇인가 잘못 선택한 것을 뒤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경희대, 한양대, 동국대 등은 그학교 교관은 대학원수업료가 공짜였고, 일부 대학은 50% 감면이 있었지만, 서강대만 단 1원도 할인이 없었습니다.
그때 중위 봉급이 13만원이었는데, 6만원 정기적금을 넣었고, 그리고 신촌의 자취방에 한달 3만원의 방세를 내고 나면, 4만원과 부식비 일부, 그리고 학군단 야간근무를 하면 주는 일직비 등으로 한달을 살아야 했는데..
그것으로 3끼의 밥도 해결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대학등록금이 없어서 ROTC장학생을 신청한 저에게는 대학원진학은 꿈도 꿀 수 없었습니다.
그당시 후보생하고 나는 2년정도밖에 차이가 안나서 신촌로타리에 있는 우산속이라는 나이트클럽과 주변 생맥주집을 자주 갔고, 단체회식을 하면 훈육관이라고 해서 대접을 받았지만, 뒤풀이로 40명에게 커피한잔을 돌리면 그달은 정말 굶어야 할 정도였습니다.
출퇴근시에는 근무복을 입고서 힘차게 걷는 모습에 반한 여학생도 있었지만...사실 어느 여학생은 자기과 후보생에게 나를 소개해 달라고 할 정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