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이야기

19. 대위시절5

포병역사 (onrt20 , 김여홍) 2007. 10. 11. 10:32

저는 머리가 무진장이 좋습니다. 그래서 상대가 저에게 무엇을 물으면 어떤 답변을 요구하는 지를 압니다. 하지만 저는 그분이 원하는 답을 하지 않습니다. 제 생각을 말할 뿐입니다.

 

그러다보니 윗분하고 의견충돌을 많이 했습니다. 어느날 모 참모장교가 대대장 정신교육을 한다고 포대원을 데리고 대대까지 내려오라고 하는 지시를 저에게 전달하는 것을 깜빡해서 제가 병력을 대대로 내려보내지 않았는데, 그 참모가 저에게 말하기를 깜빡하고 전달을 못했으니 대대장에게 포대장이 지금 비가 와서 병력 이동이 어려워 내려보내지 않았다고 보고했으니 그렇게 알고 있으라고 했는데..이거 참 이렇게 당하고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저희 포대가 전방 근무를 마치고 대대 주둔지로 부대교체를 하여 전방에 투입된 부대에 갑종출신 포병연대장이 연대장을 하던 시절에 연대에서 검열을 와서 즉각사격준비태세 점검했는데, 그 포대장은 평상시 전투준비보다 행정적인 면으로 부대관리를 하다보니 위장망 개폐훈련을 하지 않아서 야간에 위장망을 열지 못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포대장은 연대 검열단에게 제가 부대를 교대하면서 위장망을 열지 못하게 조치를 해서 할 수 없다고 자기변명을 했는데, 그 보고를 받았던 갑종출신 김학진연대장은 평상시 사단장님으로 부터 칭찬을 받는 저를 미워했고, 주임상사를 시켜서 인사계에게 너희 포대장은 진급하기싫은 모양이다라고 언급히 무엇을 바랬던 그 잿밥에 더 관심이 많던 그분은 저를 죽일넘 살릴넘으로 난리를 친 모양입니다.

 

그래서 주간회의시 대대장이 왜 그렇게 했냐고 물었을 때, 제가 한마디 했습니다. 포대장이 새로운 진지를 점령하면 전투준비부터 확인해야 하지 않는가, 그리고 그것을 주간에 연습을 해야만 야간에 할 수도 있는데 그것을 하지 않은 포대장이 잘못한 것이지 왜 나에게 책임을 전가하는가! 그리고 대대참모들은 왜 그런 것을 사전에 지도방문을 안했냐고 말을 해서 회의분위기를 삭막하게 만들었는데...

 

그날 저녁에 대대 회식을 하면서 작전과장이 또 한마디하면서 기죽지말라고 하는 말을 듣고, 육사대대장 앞에서 그정도에 기가 죽는다면 녹색반지(ROTC)는 장기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한마디했습니다. 이 한마디때문에 그당시 포병학교 고군반 후배들 사이에는 신화같은 선배라고 입에 오르랏내리랏 했습니다.

 

이러한 일들로 말썽을 계속 일으키자, 제가 포대장을 마치고 참모를 가야하는데, 연대에서도 대대에서도 받지를 않는 것입니다. 대대 참모보직이 비어있는데도 불구하고..그래서 3개월 뒤에 옆대대의 참모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차후 대대장이 과거 소위때 근무하던 부대의 작전과장님이 자신의 참모로 받겠다는 허락을 받고서..

 

참, 저는 포대장을 하는 동안 2차례의 소령 진급시기를 놓치고서 옆 대대에서 참모를 하게 된것입니다.

소령진급 2차를 떨어지는 날 대대장의 위로 회식을 삼거리에서 한 후, 혼자서 집에 걸어가는데 도저히 집사람 얼굴을 볼 수가 없어서 옆으로 새서..어느 술집을 갔는데..그 곳에서 중국동포 아가씨의 접대를 받았습니다.

 

그 아가씨와 이런저런 이야기, 특히 집사람이 들으면 가슴아플 이야기를 그 아가씨에 틀어놓았더니 맘이 편했는데, 그래서 퇴근을 하면 술집은 늦게 손님을 받기때문에 주인아주머니와 아가씨들하고 놀다가 가기도 했고, 간혹 기본만 시키고서 그 아가씨와 대화를 하다가 미안해서 추가로 시키면, 괜찮다고 아예 추가로 가져오지도 않았고, 옆 테이블에 가서 접대하다가도 중간중간 테이블로 와서 이야기하던 그시절도 생각납니다. 그러다가 술집아저씨가 대형중기차량 사고를 내어서 갑자기 문을 닫게 되어 소식도 모르고 관계는 끝이 났습니다. 그때는 돈이 없어도 맘껏 이야기하면서 간단히 술을 먹을 수 있는 그런 술집도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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