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이야기

34. 포병학교 교관시절1

포병역사 (onrt20 , 김여홍) 2007. 12. 20. 11:39

포병학교 전술학처 전개교관으로 보직신고를 한 후 연구강의를 준비하였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교관은 자신이 아는 것을 교육생이 알아들을 수 있게 쉽게 가르칠 수 있는 교관이 되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후 준비를 하였습니다.
 
제가 이렇게 목표를 설정한 이유는 자신도 모르면서 아는척하면서 가르치는 교관을 많이 접해본 까닦입니다.
 
각종 관련교범을 연구하면서, 미 관련교범과 자료들을 쭈욱 읽어보았습니다. 미교범은 정말 쉽게 설명이 되어 있어서 읽으면 바로 그림으로 연상될 정도였습니다. 그런 다음 포병학교 전개훈련장을 방문하여 현교육방법과  야전부대의 대대 및 포대전술훈련 현장을 방문하여 야전요구를 반영하였습니다.
 
전곡지역에서 훈련 중인 미 2사단 포병훈련장도 방문하여 미교범내용과 그들의 실제훈련을 보면서 교범상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세부적인 것까지 확인하면서 준비하였습니다.
 
그리고 출퇴근하면서  승용차 안에서..."안녕하십니까 전술학처 김여홍 교관입니다."라는 말은 수천번 외쳤습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연구실에서 발표하는 내용을 녹음한 내용을 차속에서 들으면서 음향의 강약과 고저를 조정하면서 하나하나 준비하는데... 정말 피 말리는 3개월을 보낸 후, 연구강의를 통과하여 교관임무를 수행하였습니다.
 
전개라고 하면 포병출신이 아니면 무슨 말인지 생소할 것입니다. 쉽게 표현하면 화력지원하는 포병부대가 피지원부대인 보병이나 기계화부대에게 효과적으로 기동부대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정확하게 화력지원을 할 수 있도록 포병진지를 선정, 이동, 점령하는 절차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즉, 기동부대가 원하는 시간에 나는 아직 사격준비가 안되어서 사격지원을 못한다는 말이 성립될 수 없고, 기동부대가 원하는 위치까지 화포 사거리 제한 때문에 사격지원을 할 수 없다고 변명할 수도 없습니다.
 
육군과 해병대에 있는 모든 화포(견인포, 자주포, 다련장로켓)의 전개절차에 대해 병, 부사관, 초군반, 고군반 대상으로 교육을 시켰습니다.
 
간혹 저보다 계급이나 군경력 등에서 아는 것이 많은 학교장님이나 각처장, 제가 속한 전술학 처장님을 포함해서 교육내용을 어떻게 바꾸라고 하면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왜야하면 교리는 사람의 입맛대로 바꾸어서는 안 되고 전개 주무교관으로 육군에서 제일 많이 알고 있다는 자신감에서..
 
인원, 장비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야외실습훈련이었기 때문에, 교관을 하면서, 참모총장님 현장지도 1회, 교육사령관님 2회, 그리고 많은 분들이 다녀갔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학교기관에서는 유능한 교관이 진급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다는 아닙니다. 학교장의 대외활동을 지원하는 학교차원의 교리발전이나 행정업무를 잘해야 합니다. 저처럼 봄 여름 가을 겨울 야외에서 주야간 교관임무를 수행하는 것보다는 윗분을 실적을 만드는 개인적인 연구에 참가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술학처 교관을 시작하던 해에 우리 처에는 육사출신 중에서 정말 영어를 잘하는 *소령이 있었습니다. 조소령은 학교장의 대외활동으로 미 관련 최신군사자료를 번역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간혹 제가 시간이 나면 도와주었지만, 그리고 또 한 사람은 3사 고참으로 영어를 조금 하는 *소령이 있었습니다. *소령은 진급이 되자  3사 고참에게 그 일을 넘겨주었습니다. 덤으로 교장님이 포병역사라는 것을 번역하라고 어떤 자료도 추가해서..
 
그런데 *소령은  학교장님이 요구하는 시간 내에 번역자료를 넘겨주지 못해서 혼도 났지만, 그래도 여러 가지 학교차원의 일을 하면서 진급을 하게 되자, 포병역사  번역을 미국 유학 갔다 온 육사출신 고군반 대위에게 임무를 주었다가...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었는지.. 허지부지하게 되었는데.. 제가 원본을 복사해서 보관하다가 몇 년 뒤에 야전에서 번역하여 출판한 적이 있습니다.
 
교관임무 외 기억에 남은 것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