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이야기

35. 포병학교 교관시절2

포병역사 (onrt20 , 김여홍) 2007. 12. 27. 11:41

교관시절중에 97년도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포크스렌즈 연습간 지구사 종심작전반 한국군 부반장 역활을 수행하기 위해 증원요원으로 훈련에 참가했습니다.

 

그당시 야전에서 영관급 장교들이 증원되었는데, 저는 포병학교 전술학처 교관으로 영어를 좀한다는 이유로 위 직책을 맡겨되었는데,

 

훈련하면서 느낀 점은 그 많은 영관급 장교들을 증원해 놓고 제대로 활용을 못하는 것을 보고 화가 많이 났습니다. 어떤 장교들은 앉을 자리가 없어서 카페트 바닥에 앉아 있거나, 여기저기 기웃거리기도 하고..

 

저는 그곳에 훈련을 하면서, 미교범에 있는 것을 실제 전쟁연습에서 어떻게 적용하는지, 또 교범에는 없는 새로운 개념에 대해서 하나하나 자료수집을 하였습니다.

 

모르는 것에 대해 미군들에게 물어보면, 그들은 자신의 분야가 아니거나, 자신이 대답하기 곤란한 것에 대해서는 상급자나 관련요원에게 데리고 가서 설명을 받게 조치를 해주었고, 필요한 자료에 대해서는 원없이 자료지원을 해주었습니다.

 

훈련을 마치고 포병학교에 복귀한 후, 그동안 수집한 자료는 도서관에 기증을 하고 새로운 교리에 대하여 학교장님 지시로 전 교관을 대상으로 교육도 했습니다. 정말 저에게는 유익한 훈련참가였습니다.

 

이렇게 교육을 마친 후, 시간을 내어 학교장님이 육본이나 교육사에 보낼 자료를 위해 번역을 했습니다. 원하는 날이 목요일이면 밤을 세워서라도 화요일까지 학교장님 책상에 올려놓았는데..

 

그러던 중 학교 일직사령을 하는데 학교장님이 공관으로 오라고 해서 견히 기대를 하고서 갔더니 그당시 동원훈련중인 ***포병대대로 불시현장지도를 한다고..공관에서 바로 ***-3포대로 가자고 하는데..

제가 차안에서 ***-3포대에는 현재 대대에서 통합교육을 하는 관계로 예비군이 없다고 하니, 견히 노발대발하면서 왜 포대소속 예비군이 대대에서 훈련을 하느냐고 난리를 치는데..할말이 없었습니다.

 

대대 도착하여 현장지도를 하는데..난리가 났습니다. 그런데 어느누구도 말을 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학교장님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혼자서 복귀하고 저는 학교에서 급하게 온 다른 처장님 차를 타고 복귀를 하였습니다.

 

그 다음날, 야외훈련을 하는 중에 갑자기 학교로 복귀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학교장님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고 저를 징계위원회에 회부시켰는데..저는 당당히 말을 했습니다. 교관인 일직근무자가 행정부 소관업무인 동원훈련계획도 사전에 확인했고, 예하부대에서 통합교육을 하는 것으로 결재되어 있는 공문내용대로 실제로 하고 있는 현상을 말했 뿐이라고, 그리고 제가 근무태만이라고 말하는 순간 모든 일직사령 대상자들도 도매급으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라 잘못한 것이 없다고 제 개인의견을 말했는데..그날이 바로 소령에서 중령 진급발표하는 날인데..제 자신은 이미 비선된 처지인데도 불구하고..

 

하지만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었지만, 아무런 조치없이 조용히 끝났습니다.

 

그 당시 학교장님은 경남고출신으로 흔히들 변사또라는 별명이 붙은 분이었는데, 하도 성격이 변화무쌍하여, 다들 그분에게 결재받으려 갔다가는 너무 혼나다보면, 정신이 없어서 무슨 말을 듣고 나왔는지 모를 정도로 무서운 분이었습니다.

 

어느날 학교장님이 정신교육을 하면서, PR의 단어가 어떻게 되냐고 하길래, 제가 우리말로 퍼블릭 리레이션쉽이라고 하니깐 칠상에 나와서 스펠링을 쓰라고 하는데, 잠시 머뭇거리다 public relationships 쓰고 나왔습니다. 평상시 영어공부를 한 것때문에 실수없이 ..

 

그리고 또 다른날 정신교육을 하면서 칠판에 파랭개비 모양을 그리고서 그것이 무엇으로 보이냐고 물으니, 횃오리바람, 바람개비, 선풍기날개, 태풍의 중심 등등 좋은 말들로 아부성 말을 하는 것을 보고..

저는 소똥처럼 보인다고 했더니..갑자기 시원한 바람이 불면서..분위기가 잠잠 해졌습니다. 학교장님은 얼굴이 일시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보았지만..그분의 성이 변이니..똥으로 연상되는 단어에 다들 놀랬 모양입니다.

 

학교장님은 어느 하나의 그림에 대해서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보인다나......하여튼 그렇게 시간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