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이야기

39. 기갑여단에서 못다한 이야기

포병역사 (onrt20 , 김여홍) 2008. 4. 14. 07:09

기갑여단의 포병대대 부대대장(화지반장)은 파견전담 장교라고 할 수 있다. 훈련통제, 상급부대 지원, 증원요원 등으로 한 달에 한 번은 파견 간 것 같다.
 
18개월 기간 중에 생각하는 것은 포병학교 교관 때 UFL 연습 시 지상구성군 종심작전 한국군 부단장으로 참가한 경험이 있다고 해서, 지상군 통제관으로 BCTP단으로 파견되어 원래 직책과는 다르게 야전군 상황장교 역할을 하면서, 야전군 작계를 여러 번 보면서 중간중간 야전군 전체 주요 국면 브리핑을 했는데.. 그곳에서 열정적으로 임무수행했던 경험이 전역 후 연합사 전투모의실 교관이 되는데 도움을 준 것 같다. 파견장교는 조금만 자신을 희생하면 진가가 나타나니..
 
군단에서 VIP가 참관하는 통합화력 운용시범이 있어서 군단 준비요원으로 임무를 수행하다가 육본 준비요원으로 45일간 육본으로 파견을 갔다. 그곳에서 이것저것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이 많다.
 
그때 육본 준비위원 책임자는 모부서 과장인 김대령 님이었는데, 그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고향 부산 이야기를 하다가 모교를 이야기하는데, 갑자기 나보고 동래고 몇 회냐고 물어서, 54회라고 말하고서 별생각 없이 이야기를 끝내고 그날 저녁 그분이 사주는 고기와 술을 한잔하고 비오큐에서 잠을 잤다. 그곳을 떠난 후 통상 어느 학교 나왔냐고. 묻지 몇 회냐고는 묻지 않는데라는 생각에 원복 후 알아보니 그분은 내가 포병학교 교육연대 참모로 근무할 때 다음 연대장으로 자신의 학군 동기가 예정되어 자신이 데리고 있던 동기생을 그곳으로 내려보내서 먼저 있던 나는 떠나고 그해 그  동기생을 진급되도록 했고 더구나 내가 고교 후배라는 것을 알게 된 것에 대해 미안한 감정이 있었나 보다.
 
그분 역시 포병이라 포병 관련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어느 날 조금 일찍 너를 알았으면 좋았는데 라는 말을 들었는데, 내가 육본에 파견되기 1주일 전에 진급심사위원들이 소집되어서 조금 아쉽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행사준비를 하면서, 청와대 비서실과 행정부서, 각종 참석 대상 단체와 조율을 한다고 여기저기를 다녔고, 특히 우천 시 행사진행에 대한 우발계획에 대한 결심권자 등에 대한 조언 등을 하였다. 그곳에 있으면서 몇몇 동기들도 만났고, 또한 준비위원 사무실을 겸했던 그곳에서 어깨너머로 들다 보니 나 자신도 그 부서의 업무를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어느 날 다른  부서의 중령이 무엇에 대해 물었는데, 같이 일하는 육본의 모중령은 자신의 소관이 아니라서 모른다고 하는 말을 듣고, 어깨너머로 들었던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모 중령이 나에게 말하길 왜 가르쳐 주냐고 핀잔을 준다, 자신이 모른다고 하면, 그 중령은 그것을 해결하려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1달이나 걸리지만, 한마디 도움의 말을 주면.. 경쟁대상이 그 사람이 잘된다나... 하여튼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인 요지경 세상이다.
 
행사준비와 행사가 잘되고 있다는 말을 듣고서, 떠날 준비를 하는데.. 맘에 걸린 것 때문에 김대령 님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그냥 복귀를 했다.
 
왜 그런 행사를 하면, 경호실 사람들이 좋은 자리를 다 차지하고, 군 원료나 광복회장, 상이군경 회장등은 메인 관람실이 아니 천막 밖으로 자리배치를 했는지 그것이 문제가 되어 행사장으로 가는 도중 원로들은 차를 돌려서 복귀해 버리는 등등....
 
준비기간 중에 소령에서 중령진급 발표가 있었는데, 어차피 진급시기는 지나간 뒤라서 비선 될 것은 분명했지만, 비선 후 육본에 근무 중인 또 다른 모 대령님 사무실에서 이런저런 말을 들었다.
 
포병학교 교육연대 군수과장 때 평정과 계획인사로 전방으로 간 후에 작성된 평정에서... 최악의 점수를 받았다고,  누가 무슨 말을 하던 믿지 말라는 말도 당부하면서...
 
3/3, 18/18은 누군가는 될 수 있다. 그런데 세부점수에서 6~70점대로 체크되어 있다나.. 그리고 최종 평가란에는 더 심한 글로 자신이 준 평정서열을 합리화시켰나.....
 
그런데 말이야, 나는 24개월의 전술학처 교관직을 했고, 당해연도인 97년도 우수교관에다, 이런저런 공로로 4차례의 학교장 표장을 받은 나는 18/18을 받았고, 12월에 연구강의를 통과해서 아직 교관을 한 지 3개월도 안된 3사 모 소령은 1/18을 받았으니...
 
왜 군에서는 군직책과 계급을 사용하지 않고,  형님과 집사님 호칭이 난무하고, 왜 윗사람의 부인과 자녀들의 안부까지 물어야 하나...
 
엄중령과 18개월을 같이 근무하는 동안, 나를 진급시키려고 여기저기 알아보고 다녔는데, 내 자력상 2번이나 진급이 안된 이유를 도대체 알 수 없다는 말만 했다.. 뭔가 이상한데... 어딘가 내가 몰랐던 결정적인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육본 파견기간에 알게 되었다......